[밍크코트] 따뜻하지만 잔인한 이름, 가족의 의미를 묻다.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입니까.
쉽지 않은 영화였다. 그러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생각 이상으로 영화는 더 오래 나를 영화 속 순간 순간들에 머물게 했다. 국내 최초로 연명치료 중단(존엄사)이라는 이슈를 다루었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영화의 영문제목이 'Jesus Hospital'이라는 것을 듣는 순간, 머리 속에 대충 '이럴 것이다' 하는 그림이 그려진 영화이기도 했다. 종교, 인간, 가족, 존엄사, 구원. 건드리면 좋은 소재지만, 차마 건드리는 시늉 조차 하기 어려운 소재들이지 않는가. 그리고 이 소재들을 가지고 러닝타임을 꽉꽉 눌러채운 배우들의 호연도 물론 돋보였다.
포스터만으로도 충분히 '강렬한' 느낌을 받은 건 나 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2012년 웰메이드 독립영화의 첫 신호탄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범작이었다, 고 감히 평을 내린다. 언뜻 보아도 촌스러워 보이는, 개장수나 입고 다닐 것 같은(실제로도 영화 속에서 밍크코트를 걸친 현순을 보고 딸이 그런 말을 했더랬다) 밍크코트를 입고 섬뜩한 표정을 짓고 서있는 여자, 현순. 그녀가 말을 걸어왔다.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입니까.
우유배달을 하며 홀로 억척스럽게 살고 있는 현순(황정민)은 어느 날, 언니 명순(김미향)과 남동생 준호(이종윤)가 살아날 가능성이 1% 밖에 안 되는 노모의 연명치료 중단을 제의하자 거세게 반발하며 그들에게 저주의 말을 내뱉는다. 가족들은 그녀가 이단 종교에 빠졌다고 결론짓고 그녀를 따돌린다. 가족들이 현순 몰래 노모의 치료를 중단하려는 순간, 이를 도왔던 현순의 딸 수진(한송희)이 갑자기 엄마의 편을 들면서 상황은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포스터만으로도 충분히 '강렬한' 느낌을 받은 건 나 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2012년 웰메이드 독립영화의 첫 신호탄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범작이었다, 고 감히 평을 내린다. 언뜻 보아도 촌스러워 보이는, 개장수나 입고 다닐 것 같은(실제로도 영화 속에서 밍크코트를 걸친 현순을 보고 딸이 그런 말을 했더랬다) 밍크코트를 입고 섬뜩한 표정을 짓고 서있는 여자, 현순. 그녀가 말을 걸어왔다.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입니까.
우유배달을 하며 홀로 억척스럽게 살고 있는 현순(황정민)은 어느 날, 언니 명순(김미향)과 남동생 준호(이종윤)가 살아날 가능성이 1% 밖에 안 되는 노모의 연명치료 중단을 제의하자 거세게 반발하며 그들에게 저주의 말을 내뱉는다. 가족들은 그녀가 이단 종교에 빠졌다고 결론짓고 그녀를 따돌린다. 가족들이 현순 몰래 노모의 치료를 중단하려는 순간, 이를 도왔던 현순의 딸 수진(한송희)이 갑자기 엄마의 편을 들면서 상황은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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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연기, 신들린 카메라, 신들린 연출!
극중 현순의 집안은 독실한 기독교인들이다. 가족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듯했던 '종교'는 결국 조금 다른 신념으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을 야기 시켰다. 다른 가족들은 신에게서 말씀을 받는다는 현순을 자기들의 교리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단 취급한다. 자신을 향한 가족들의 몰이해가 계속 될수록 현순은 점점 더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든다. 홀로 억척스럽게 살아온 현순에게 종교는 신앙을 넘어선 신념 그 자체였고, 유일하게 그녀가 기댈 수 있는 위안이었다. 현순은 노모의 치료 중단에 반발하며 그런 결정을 내린 명순과 준호에게 저주의 말을 퍼붓는다. 그런 현순에게 가족들은 치료비와 같은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한다. 첨예하게 부딪힌 그들의 신념은 조율될 여지를 보이지 않는 채로, 평행선을 달릴 뿐이다.
이들의 대립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건, 현순의 딸 수진에게 이르러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수진은 배달을 다니며 동네 사람들에게 굽신거리는 엄마를 보다가, 문득 밍크코트에 얽힌 할머니와의 과거를 곱씹는다. 형편이 어려워 우유배달을 다니는 딸을 위해 자신의 밍크코트를 벗어준 할머니였다. 큰 딸 명순의 선물이었던 엄마의 밍크코트는 현순씨를 거쳐, 딸 수진의 어려운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팔리는 얄궂은 운명이 된다. 상대적 박탈감을 표현하는 상징이자, 영화에서는 가족 간의 갈등을 극복하는 도구이면서 관계를 이어주는 상징이기도 한 '밍크코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면서, 영화는 존엄사와 종교라는 문제를 넘어 '가족'이라는 화두로 넘어간다.
현순의 탐욕과 가족들의 치부가 드러나고, 현순은 이제 어머니냐 아니면 임신한 자신의 딸이냐는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자신이 지켜온 신념과 자신이 처한 현실의 대립이 자신 안에서 부딪히고 있는 순간, 현순이 옥상에서 하늘을 보며 오열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가족들을 미워한 자신을 용서해 달라는 울부짖음. 가족이기에 가능했던 갈등은 가족이기에 가능한 사랑으로 해소된다. 따뜻하지만 잔인한 이름인 '밍크코트'가 영화의 주제인 '가족의 의미'와 일맥상통하게 됨은 물론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무겁지만 빠르게 흘러간다. 우유배달을 다니는 현순씨의 모습을 빠르게 담아내는 오프닝은 특히 인상깊다. 빛 바랜 잠바와 그녀가 고집하는 모자, 작은 소형차 안에서 우걱우걱 찐빵을 씹어삼키는 표정이란. 가족이어도 욕은 욕으로 웃으며 되갚아 주는 날선 성격, 절대자에게 의지할 때만큼은 두 손을 꼭 모으고 기도를 올리는 순진함, 알 수 없는 언어를 웅얼거리며 기도를 할 때는 섬뜩함까지 갖춘. 우리 곁에 있을 법한,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불편함, 혹은 불쾌감을 느끼게 만드는 외모와 행동을 하는 현순씨가 영화의 주인공이 된 건 우연은 아니었을 듯 하다. 더이상 낯설지 않은 가족에 대한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가 불편해 하는 그 지점을 정확히 꿰뚫어, 불편함과 직시하는 방법으로 불편함의 대상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강공까지 보였으니 이것이 <밍크코트>가 쉬운 영화일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신들린 연기, 신들린 카메라, 신들린 연출이라는 삼 박자가 고루 갖춰진 영화임엔 분명하다. 감히 현순의 아우라는 황정민씨 였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비단 클로즈업 만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연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녀가 보여준 연기는 말 그대로 명불허전이었다. 가족들로 출연한 조연들의 연기 또한 백미다. 인물들의 감정 변화에만 몰입하도록 인물 중심의 거리낌없는 클로즈업 촬영과 가끔 엇나가는 초점으로 이어지는 화면 전개도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게 몰입하도록 만들어 준다. 오히려 깔끔했더라면 아쉬웠을 법하다.
1. 수줍은 1004호 아줌마로 등장하는 신재인 감독!
2. 희생 없는 대가는 없고, 대가 없는 기적도 없다.
3. 신아가 감독님이 구상하고 계신다는 여성들만 나오는 하드보일드 느와르 영화, 기대된다. 무지.
이들의 대립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건, 현순의 딸 수진에게 이르러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수진은 배달을 다니며 동네 사람들에게 굽신거리는 엄마를 보다가, 문득 밍크코트에 얽힌 할머니와의 과거를 곱씹는다. 형편이 어려워 우유배달을 다니는 딸을 위해 자신의 밍크코트를 벗어준 할머니였다. 큰 딸 명순의 선물이었던 엄마의 밍크코트는 현순씨를 거쳐, 딸 수진의 어려운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팔리는 얄궂은 운명이 된다. 상대적 박탈감을 표현하는 상징이자, 영화에서는 가족 간의 갈등을 극복하는 도구이면서 관계를 이어주는 상징이기도 한 '밍크코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면서, 영화는 존엄사와 종교라는 문제를 넘어 '가족'이라는 화두로 넘어간다.
현순의 탐욕과 가족들의 치부가 드러나고, 현순은 이제 어머니냐 아니면 임신한 자신의 딸이냐는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자신이 지켜온 신념과 자신이 처한 현실의 대립이 자신 안에서 부딪히고 있는 순간, 현순이 옥상에서 하늘을 보며 오열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가족들을 미워한 자신을 용서해 달라는 울부짖음. 가족이기에 가능했던 갈등은 가족이기에 가능한 사랑으로 해소된다. 따뜻하지만 잔인한 이름인 '밍크코트'가 영화의 주제인 '가족의 의미'와 일맥상통하게 됨은 물론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무겁지만 빠르게 흘러간다. 우유배달을 다니는 현순씨의 모습을 빠르게 담아내는 오프닝은 특히 인상깊다. 빛 바랜 잠바와 그녀가 고집하는 모자, 작은 소형차 안에서 우걱우걱 찐빵을 씹어삼키는 표정이란. 가족이어도 욕은 욕으로 웃으며 되갚아 주는 날선 성격, 절대자에게 의지할 때만큼은 두 손을 꼭 모으고 기도를 올리는 순진함, 알 수 없는 언어를 웅얼거리며 기도를 할 때는 섬뜩함까지 갖춘. 우리 곁에 있을 법한,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불편함, 혹은 불쾌감을 느끼게 만드는 외모와 행동을 하는 현순씨가 영화의 주인공이 된 건 우연은 아니었을 듯 하다. 더이상 낯설지 않은 가족에 대한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가 불편해 하는 그 지점을 정확히 꿰뚫어, 불편함과 직시하는 방법으로 불편함의 대상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강공까지 보였으니 이것이 <밍크코트>가 쉬운 영화일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신들린 연기, 신들린 카메라, 신들린 연출이라는 삼 박자가 고루 갖춰진 영화임엔 분명하다. 감히 현순의 아우라는 황정민씨 였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비단 클로즈업 만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연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녀가 보여준 연기는 말 그대로 명불허전이었다. 가족들로 출연한 조연들의 연기 또한 백미다. 인물들의 감정 변화에만 몰입하도록 인물 중심의 거리낌없는 클로즈업 촬영과 가끔 엇나가는 초점으로 이어지는 화면 전개도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게 몰입하도록 만들어 준다. 오히려 깔끔했더라면 아쉬웠을 법하다.
1. 수줍은 1004호 아줌마로 등장하는 신재인 감독!
2. 희생 없는 대가는 없고, 대가 없는 기적도 없다.
3. 신아가 감독님이 구상하고 계신다는 여성들만 나오는 하드보일드 느와르 영화, 기대된다. 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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