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와도 축제는 계속 된다!

일상다반사/일상을담다 | 2009/05/22 13:20 | posted by 멋쟁이 환유
5월 20일 수요일부터 22일 금요일까지 학교 축제다. 오고가는 학교 건물 여기저기 마다 학생들의 이목을 끄는 홍보 포스터들이 가득이다. 꽃 피는 봄날의 중간고사 때문에 괴로웠던 4월이 지나고 어쩐지 듣기만 해도 마음이 조금 들뜨는 계절의 여왕 5월에 빠질 수 없는 대학교 축제. 그러고보니 환유씨는 2002년부터 벌써 여덟번 째 축제다.

5월 21일 목요일, 아침 일찍 프로젝트 회의가 있어 학교로 올라가는데 전날 밤부터 내린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내리고 있었다. 오늘이 축제의 절정이라고 하는 두 번째 날인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가득 물기를 머금고 있는 학교는 어쩐지 축제의 현장이라기보다 수목원 같다. 

점심을 먹고 잠깐 시간을 내서 운동장에 가봤다. 언젠가부터 중앙 무대를 스머프 동산에서 운동장으로 옮기고, 사이드에 각 학부들의 주점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운동장은 모든 축제 행사의 집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운동장 상황은 말 그대로 "혹시나"가 "역시나" 였다. 
 
비가 안 왔다면 이렇게 정신없을 운동장인데...

아예 행사를 접을 수도, 그렇다고 마냥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릴 수도, 그렇다고 굵은 빗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일 수도, 판단을 내리기도 힘든 상황. 그래도 내리는 비에도 학생들은 과티 위에 우비를 하나 더 입고, 바지를 걷어 올린다.


학생회관 앞 부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래도 여긴 운동장 보다는 상황이 조금 낫다. 비에 젖을까봐 종이도 하나도 제대로 붙일 수도 없다.

건물 안에 붙어 있는 각색의 홍보 포스터들. 비가 안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하드를 뒤져보니 2007년도에 찍은 사진 있었다. 불야성 같은 운동장. 축제날 밤의 분위기는 쉽게 가라 앉지 않는다.

각 학부나 동아리에서 마련한 주점에는 재학생을 비롯해 졸업한 선배들의 방문도 이어진다. 오랜만에 보고 싶었던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자리. 한바탕 술 자리가 벌어졌다가도 작년처럼 소녀시대가(올해는 아니고요) 무대에 오르면 마시던 술잔도 내려놓고 중앙 무대로 달려나가기도 한다.

우리 학부의 인기만점 "물두더지" 게임. 물이 가득 담긴 통 안에 고개를 묻고 있다가 고개를 들면 숨 못 참고 일어나는 두더지를 뿅망치로 잡는, 1,2학년 남학생들의 희생(!)이 요구되는 게임이다. 짖궂은 선배들은 "우리 두더지는 이렇게 약하지 않았어!"를 외치고, 필사적으로 물통에서 머리를 들지 않으려는 두더지들을 협박하기도한다. 봐주지도 않고 뿅망치를 내려치는 얄미운 고객(!)들에게는 입에 가득 물을 머금고 있다가 내뱉기도 하는 두더지들! 물두더지 못지 않게 인기가 많은 다른 학부의 물풍선 던지기 게임도 있다. 

오후 나절 바빠서 살짝 정신줄을 놔버린 환유씨 대신에 (스머프 동산에서 열심히 굴렀던) 송양이 카메라를 들고 나갔다. 학부 후배들을 만나고 왔는데, 운동장에 있던 주점을 학생회관 쪽으로 옮기려고 한단다. 오늘은 비가 내리는 까닭에 물두더지는 아웃. 물두더지가 아니어도 오늘은 하루 종일 비와 씨름을 할테다.

그나마 운동장의 농구장쪽에서는 흙바닥이 아니니 상황이 좀 나은가 보다. 그대로 주점을 진행하는 걸로 된 모양이다.

내리는 비를 어쩔 수 없으니 제대로 피하기 위해 바람을 막아 줄 비닐도 대고.




비가 와서 송양이 더 이상 찍기도 어려웠다는데, 사진 속 이 친구들은 열심히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낮에 학생회관 앞을 지나가다가 검도부가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비가 꽤 많이 내리고, 바람도 불어 우산도 휘청거리는데 온 몸으로 비를 맞으며 시연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는데 순간 너무 미안해졌다. 대신 멀리서나마 그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냈다.

대학교 축제가 술판이라는 곱지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실제로 대학교 축제에서 주점이 많은 부분을 차지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동아리 친구들에게는 실력이야 부족하다 치더라도 자신들이 준비한 모든 것들을 내보이는 장이기도 하다. 학생회 친구들에게는 직접 자신들이 행사를 기획해 볼 수 있기도 하고. 주점 하나를 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떤 메뉴를 할 것인지, 준비해야 하는 물품은 무엇인지, 역할 분담은 어떤 식으로 할 것이며, 어떻게 꾸밀 것인지. 예산은 얼마로 세울 것인지. 경험해 보니 그런 걸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해보겠는가 싶다. (나는 그걸 고등학교 때 했으니.ㅋ)

나도 신입생 때 선배들을 따라 신나게 축제를 준비하고 즐겼었고, 학생회를 하면서는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기도 했었다. 오랜 시간 회의를 거쳐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가 이렇게 야속한 비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면 그 아쉽고 허탈한 마음이 어떤 걸지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도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들이 참 예쁘다. 지나고 보면 좋은 추억이 되겠지. 그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싶다. 내일은 비가 조금 그쳐 주었으면. 날씨가 맑게 개었으면 좋겠다.  

주점에 가볼까 했는데 밀린 일이 너무 많아서 저녁도 못 먹고 급히 내려왔다. 한창 무르익을 무렵, 폭죽 터지는 소리도 들리고 가수들 공연하는 소리도 들린다. 자우림이 온다더니,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김윤아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쉽....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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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aramalay.tistory.com BlogIcon parama 2009/05/22 09:36

    레뷰통해서 들어와 봤습니다~ ^^ 대학축제라 참 좋죠~ 신나는 기간이긴합니다~~~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9/05/23 21:48

      더 신나게 놀아야 할 후배들에게는 안타까운 올해 축제였어요.

  2. Favicon of http://krang.tistory.com BlogIcon Krang 2009/05/22 10:37

    비가 와서 더 재미났을 것 같은데요~ ^^
    축제에 술이 빠지면 섭하죠. 그 때 아니면 언제 원없이 술을 마셔보...
    (지금은 더 마시는군아.. ㅠㅠ)
    그나저나 소녀시대가 축제에.. 총장님 나이스샷이네요. -ㅅ-;;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9/05/23 21:49

      그쵸~ 열심히 놀고 마셔야 하는 축제...^^
      소녀시대는 작년에 왔었는데 올해 왔었더라면,
      아마도 비가 와도 저도 올라갔을 지도 몰라요..ㅎㅎ
      사실 소녀시대보다 자우림이 좋긴 하지만..;;;

  3. Favicon of http://wezard4u.tistory.com BlogIcon Sakai 2009/05/22 11:07

    축제를 하셨군요..축제떄 소녀시대~Good입니다.비오는 날 이루어진 축제라~오늘까지것 같은데.즐겁게 축제를 즐기고 소중한 추억거리가 가득하세요^^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9/05/23 21:51

      저는 이제 주점가서 팔아줘야 하는...선배인지라..;;
      하하하..지나가면서 보니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참 이쁘더군요.

  4. Favicon of http://www.cyworld.com/ajihompy BlogIcon 아지아빠 2009/05/22 11:07

    대학축제..
    아..그립습니다... 술판이건 또 장기자랑이건 간에.. 너무 그립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9/05/23 21:51

      네~ 저도 열심히 뛰어 놀던... 예전의 축제가 그립습니다.. 새내기 때는 정말~ 원 없이 놀았던 듯 해요

  5. Favicon of http://byuleolin.tistory.com BlogIcon 별에올린 2009/05/22 14:42

    우연히 들렸는대 많이보던 학교내요...
    가뜩이나 나무가 많은 학굔대 비까지 내리니 정말 수목원 같아요

    우리아가들이 많이 속상했을듯... 미리 날씨좀 예상해서 날짜좀 잡지 ㅠㅠ
    저는 맨날 공연한다고 축제를 한번도 즐겨 본적이 없었어요...
    학생회관에서 연습하던 추억밖에는 ^^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9/05/23 21:52

      앗. 동문이신가요?
      동아리 활동 하시느라 바쁘셨나 봐요.
      종잡을 수 없는 날씨 때문에 후배들만 고생했지요-
      저도 간만에 즐겨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아쉽더군요

  6. 엔군 2009/05/22 17:02

    학생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네요. 그나저나 정말 비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괴로워했겠어요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9/05/23 21:53

      그러게요. 대단한 열정입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열심히 뛰어놀았다네요~!

  7. Favicon of http://lucifer625.tistory.com BlogIcon 이름이동기 2009/05/23 02:08

    오오 ~ 비가와도 축제는 막을 수 없군요 ^^ ㅋㅋㅋㅋㅋ
    저도 복학하면 내년부터 다시 축제를 즐긴답니다 ~ ㅋㅋㅋㅋㅋ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9/05/23 21:53

      그렇군요! 복학하시면... 열심히 즐기세요-
      지나고보니 그 때 아니면... 축제 즐기기도 어렵네요..^^

  8. Favicon of http://plustwo.tistory.com BlogIcon PLUSTWO 2009/05/23 13:05

    자우림은 자기가 노래부를때 환유씨가 화장실에서 힘쓰고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ㅎㅎㅎ

  9. Favicon of http://purepure.tistory.com BlogIcon 고군 2009/05/23 22:44

    제가 학교다닐때도 학교축제는 주점과 초청가수가 전부였던거 같네요-_-
    자우림이 왔군요 ㅋ. 노래좋지요 ㅎ.
    비가 많이 와서 나름 고생도 많았고 추억이 남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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