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셋째 날.
(사실 많은 곳을 돌아다녔는데,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장소를 위주로 포스팅을 하다보니 꼬여버렸다. 일단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을 중심으로 먼저 소개를 하고, 나머지 포스팅도 해야지. 부지런히!)

아침에 일어나니 커튼을 걷자마자 눈 앞으로 표선 해수욕장이 쫘악 펼쳐진다. 간만에 약하기는 하지만 양 들이 하늘에 가득인 걸 보니 제주도 여행 3일 째만에 제대로 된 햇빛을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 생각과 동시에 밀려오는 고민. 그렇담, 오늘은 어디를 가나.

어제부터 우리는 네비게이션을 끄고 다녔다. 준철군 왈, "네비게이션은 가지 말라는 곳을 알려주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몸 가는 대로 움직이자는 것이 이 여행의 원칙. 그래, 그런 테마도 재미있겠다만 어딜 간단 말이냐. 

일주도로를 타고 표선에서 중문 방향으로 향한다. 남원을 조금 지나니 왼쪽으로 펼쳐진 바다가 눈에 띈다. 마침 해가 중천에 떠 있었고, 그 빛을 온전히 머금은 바닷물이 바람을 따라 흔들린다. 저기 가자. 위미항!

위미항의 첫 인상은 '한적하다' 였다. 한가하고 고요하다.
이틀 내내 제주도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던 구름이 조금 걷히니 만족할 만큼은 아니었지만 성큼 다가온 가을을 실감하게 할 만큼 높았다. 그 하늘 낮은 곳에 조용하게 자리 잡고 있는 마을이 있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배가 정박해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 컴컴한 바다 한 가운데서 불을 밝히고 있을 배들.

위미의 옛 포구.  

위미항의 이름이 낯설지 않다 했더니, 이 곳이 해군기지 건설 문제 때문에 도마 위에 올랐었던 기억이 난다. 해군기지 건설 유치와 건설 반대 논쟁이 한창이었더랬지. 우리는 방파제 근처까지 다다라서, 차를 세워놓고 방파제 위를 걷기로 했다. 멀지 않은 곳에 등대가 있었다. 하얀 등대 뒤쪽으로 하나의 방파제가 더 있었는데, 그 방파제 뒤 쪽으로는 빨간 등대가 있다.

어쩐지 이 조용한 마을과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요트 한 척도 정박해 있었다.

방파제에서 마을 쪽을 바라보다 보니 저 멀리 구름이 걸린 한라산의 능선도 보인다. 
 






테트라포드 위로 성큼 올라가더니 급기야 바다 가까이까지 내려간 이구렁씨, 한참 들여다보더니 물고기가 엄청 많다며 신나했다. 아무튼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음에 틀림없다. 아니, 누구든 그렇게 만들어 줄 듯한 비취색 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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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lustwo.tistory.com BlogIcon PLUSTWO 2008/10/03 09:25

    한라산 등반, 그리고 신혼여행 이렇게 제주도는 딱 두번가봣네요..^^
    제주도에는 숨은 보물이 너무 많은것 같습니다.
    다음에 시간좀 넉넉히 잡아서 한번 더 다녀와야겠네요...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8/10/03 15:30

      사람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멋진 곳들도 아직 많은 것 같아요. 시간이 허락되신다면 네비를 끄고 돌아다니셔도 좋을 곳들이 참 많아요-

  2. Favicon of http://mingja.tistory.com BlogIcon 민자씨 2008/10/03 13:43

    낚시 하지 그랬어~! 아예 자급자족 하고 오지.. 회도 뜨고...^^
    매 사진 마다 구렁이가 한 컷씩 제대로 찍혔네? !!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8/10/03 15:31

      진짜 낚시 좀 하고 올걸 그랬나봐
      흑돔은 진짜 맛있었어-
      회를 안 먹는 나도 도톰한 살이 그냥 콱..ㅋ

  3. Favicon of http://manualfocus.tistory.com BlogIcon Fallen Angel 2008/10/03 14:02

    이때는 날씨가 좋았군요... *.* 제주도는 가본게 10년도 더 된거 같은데..ㅎ.ㅎ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8/10/03 15:33

      네. 조금 개이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여전히 바람은 세게 불더라구요.
      그래도 저 정도 날씨가 개어주니 조금 마음이 가벼워지더라구요. 안 그랬으면 완전 흑백사진 처럼....될 뻔했었으니...

  4. Favicon of http://krang.tistory.com BlogIcon Krang 2008/10/03 15:03

    와~포카리 스x트가 생각나는 사진들..-_-;;(아는게 그거밖에 없..)

    "네비게이션은 가지 말라는 곳을 알려주는 거야." -> 정말 재치있는 말이네요. ^^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8/10/03 15:34

      ^-^ 제주도 어딜 둘러봐도 이 곳 바다는 정말이지
      포카리 스X트가 생각나게 해요- ^^

  5. picasa 2008/10/03 21:59

    위미항 모습을 오랜만에 만나보니 좋네요.
    저도 낚시하러 간 적이 있었는데 주위 풍경이 너무 예뻐서 낚시는 고사하고
    사진만 실컷 찍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좋아요
    조용히 책 읽기에도 좋지요.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8/10/04 16:55

      네- 저 테트라포드 위에서 책 읽어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광합성도 하면서 말이지요-!!

  6. Favicon of http://uplum.tistory.com BlogIcon zzoo 2008/10/04 00:00

    시간날때 휴가땐..해외나갈려고 애썼는데
    우리나라의 갈곳도 참 많은 것 같아요. 1박 2일 보면서도 느끼지만 ^^;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8/10/04 16:57

      네- 저도 1박 2일 보면서도...
      우리나라에 갈 곳이 참 많다는 생각 해요-
      얼마 전 나왔던 배추고도는 정말 가고 싶더군요
      해외 나가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의 숨겨진 곳들을 찾아가보는 재미도 좋을 거 같아요-!

  7. rhemfma 2008/10/04 08:55

    위미항 앞에 도로쪽으로 용천수 나는 곳이 있는데 그것도 보셨는지요?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8/10/04 16:57

      아, 그건 아쉽게 못보고 왔네요.
      정보가 있었으면 들렀을텐데 말이죠......

  8. Favicon of http://mindeater.tistory.com BlogIcon Mr.MindEater™ 2008/10/04 10:29

    정말 한적한가요?? 그래도 다른 관광단지 못지 않게 훌륭한 바다를 느낄 수 있는 곳이지 싶네요~~
    위미항이라~~~ 머리속에 박아두고 갑니다..(저두 언젠간 가봐야지!!..^^)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8/10/04 16:58

      ^-^ 넵.. 정말 한적한 곳이었어요
      원래 제가 사람들이 많은 관광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같은 바다여도 좀 여유롭게 쉬고 갈 수 있는 바다를 찾으러 돌아다녔었거든요-!

  9. Ezra Hyun 2008/10/04 21:23

    와! 우리 동네다.

    아직도 조용히 건재하네요.

    작년 한 해 해군기지 건설로 그렇게 내 속을 울컥대게 하더니, 정말 님의 말대로 그냥 조용히 살아 있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는 제발 그러지 말고 조용히 살게 해 주셔야지요.

    저 옛날 방파제는 제 소시적(지금부터 40여년전 초등학교 시절)에 수영대회를 하던 곳입니다.

    위미항이 너무도 보고싶군요. 그래도 요즘은 일년에 한번도 잘 못 가네요.

    기록과 사진 정말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8/10/04 16:56

      네..저도 개인적으로...
      저 모습 그대로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고향이신가 봅니다..
      제가 열심히 담아내려고 했는데,
      만족이 되셨는지 모르겠어요 ^^;;

  10. Favicon of http://rapper1229.tistory.com BlogIcon tasha♡ 2008/10/06 10:07

    저 보트는 제 보트입니다.
    라고 하고 싶습니다만...
    위미는 가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8/10/07 13:11

      저도 저거 탐납니다...ㅋㅋㅋㅋ
      하지만 출입금지..외부인 무단출입시.......
      어쩌구 저쩌구....경고문구의 압박 때문에..ㅋ

  11. Favicon of http://krivers.tistory.com BlogIcon green river 2008/10/06 23:46

    파란 바다색.. 풍덩!하고싶어지네요 날씨는 쌀쌀하지만^^;;;;;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8/10/07 13:12

      사실 제주도 가서 해수욕장 들릴 때마다
      얼마나 뛰어들고 싶던지요-!
      저기는 조금 수심이 깊을 것 같아요...!

  12. 별아 2009/04/21 12:02

    저 요트는.. 현대그룹의 요트입니다 ^^
    참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이지요... 배타고 조금 더 나가믄 다금바리며 쥐치며.. 골고루 잡혀서 참 좋아요...
    보트가 30억가까이 된다고 들었는데.. 저거 보안시스템이 엄청나데요 ㅋㅋ

    • Favicon of http://hwanyou.tistory.com BlogIcon 환유 2009/04/21 12:13

      오! 그렇군요. 30억이라.....!!
      어디 무서워서 근처에 갈 수도 없겠어요~!!
      위미리와는 왠지 안 어룰려요..^^;;
      위미리는 참 정겨운 느낌이었는데 쟤는 어째..~~~ㅋㅋ

      제주도 갔을 때 낚시를 한 번도 못해봤어요
      다음엔 배 타고 낚시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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